“소년범은 근성 강해 … 어려움 닥치면 더 잘 뚫을 것”(2012. 10. 29)

소년범, 사회가 품자 <하>
이중명 한국소년보호협회장


소년원 체험을 하겠다고 나선 기업체 대표가 있다. 올 2월 한국소년보호협회 회장에 취임한 이중명(69·사진) 에머슨퍼시픽그룹 회장이다. 에머슨퍼시픽은 경남 남해 힐튼 골프 리조트와 금강산 아난티 골프 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골프 리조트 회사다. 이 회장은 지난 17일 대전소년원에 ‘입소’했다. 22일까지 5박6일 동안 소년범과 함께 생활했다. 그는 “소년원에서 보고, 듣고, 느낀 내용을 바탕으로 소년범을 돕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소년원 체험을 통해 느낀 것은.

 “생각보다 시설이 좋아 ‘기숙사’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찬이 잘 나와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부모나 학교에서 믿고 맡겨도 될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만 집 떠나 고생하는 소년들을 볼 때마다 무엇이 범죄인지 헷갈리더라. 코흘리개가 푼돈을 훔치고 싸움질을 한 걸 두고 범죄라고 봐야 할지, 어린 나이에 저지른 실수라고 봐야 할지…. 소년들이 어른들의 관심과 애정에 목말라 있다는 것도 느꼈다. 조금만 대화를 해도 속마음을 잘 털어놓더라. 판·검사들도 한번 들어와봤으면 한다. 하루가 얼마나 긴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 소년범을 돕는 건 어떤 의미가 있나.

 “소년범은 범죄의 씨앗이다. 잘 가르쳐 사회로 보내면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또 이들에겐 가능성이 있다. 소년범은 이것저것 경험해봤기 때문에 좋은 여건에서 자란 소년보다 자생력이 강하다. ‘악바리’란 얘기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소년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주저앉기 쉽다. 하지만 소년범은 어려움을 뚫고 나갈 근성이 있다. 이들을 잘 키우면 인물이 될 수 있다.“

 - 어떻게 도울 계획인가.

 “기업의 ‘재능기부’를 적극 활용하려고 한다. 에머슨퍼시픽은 소년범에게 골프 도우미 교육을 해 취업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본죽’이나 ‘아딸떡볶이’ 같은 프랜차이즈 업체 등도 ‘조리 교육을 시켜 매장을 낼 때 적극 돕겠다’고 나섰다. 저명인사와 은퇴 교사 등 자원봉사자를 소년원 교사로 활용해 교육의 질도 높일 계획이다.”

◆한국소년보호협회= 비행 청소년의 사회 복귀·적응을 돕는 단체다. 1998년 법무부에서 만들었다. 소년원 출신자를 위한 진로상담·취업알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후원 문의 02-323-27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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