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생들의 '취업사관학교'(2016. 03. 30)

[소년보호協 이사장 이중명씨, '예스센터' 열어 정착 도와줘]

숙식 제공하며 자동차·it 교육… 14개월 만에 12명 일자리 구해
"사회생활 위한 가교 돼줄 것"

지난 24일 오전 형우(21·가명)가 손에 종이가방을 들고 경기도 화성에 있는 '예스센터(youth education service center)'를 찾아왔다. 형우는 작년 6월까지 이곳에서 생활하다가 충북의 한 골프장에 취업했다. 이날 이정진(63) 센터장이 눈수술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영양제를 사 들고 온 것이다. 형우는 "센터에 있는 동생들과 회식하시라"며 이 센터장에게 쌈짓돈 50만원을 건넸다.

형우와 함께 온 경록(20·가명)이도 예스센터에서 살다가 지금은 충남의 골프장에 취직했다. 경록이는 "취직한 지 반년 만에 500만원 넘게 저축을 했다"고 자랑했다. 형우와 경록이는 부모의 이혼 등으로 가출 청소년 쉼터를 전전하거나 학교에서 말썽을 일으켜 소년원에서 지냈던 아이들이다. 그러다 예스센터에 들어와 골프 관련 직업 교육을 받고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24일 한국소년보호협회 예스센터의 자동차학과 실습장에서 이중명(오른쪽) 이사장과 교육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24일 한국소년보호협회 예스센터의 자동차학과 실습장에서 이중명(오른쪽) 이사장과 교육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동차학과에서는 최신식 기기를 이용해 자동차 수리 과정을 가르친다. /박상훈 기자


법무부 산하 한국소년보호협회(이사장 이중명)가 지난 2014년 12월 문을 연 예스센터는 소년원 출신이나 가출 청소년 등 위기의 청소년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취업을 돕는다. 골프 외에도 자동차, 용접, it 분야 취업 교육과 인성교육을 시켜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예스센터가 생긴 지 1년4개월 만에 형우나 경록이처럼 취업한 아이들이 12명에 달한다. 기자가 찾아간 24일 예스센터의 교실에선 직업 교육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용접 실습실에선 불꽃이 불을 뿜고, 자동차 정비 실습실에선 여럿이 해체한 자동차를 재조립하는 데 열심이었다.

예스센터는 매년 16억원의 국고 지원금과 각종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센터 건물은 화사한 톤의 페인트로 채색돼 있고, 사무용 가구, 컴퓨터, 운동기구 등이 비치돼 수준급 시설을 갖추고 있다. "먹는 것 입는 것 모두 최고로 하라"는 이중명 한국소년보호협회 이사장(에머슨퍼시픽그룹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이 이사장은 취임하기 전 1주일간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직접 소년원 체험을 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누군가로부터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면 아이들 스스로도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지 않겠습니까." 이 이사장은 "소년원과 사회의 가교(架橋) 역할을 하자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센터 교육을 받고 취업한 아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센터 교사들에게 월급 대부분을 맡긴다고 한다. 취업한 제자들을 위해 모닝콜을 해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교사도 있다. 이세봉 사무총장은 "여러 어른들이 지지해 주면 아이들은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고 했다.


자료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29/2016032900210.html

조선닷컴 양은경 기자 201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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